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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알바후기 인형탈알바 두들겨맞은 서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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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형탈 알바는 굉장히 좋아한다. 경험도 꽤 많이 있는데 할 때마다 후회하지 않고, 항상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다. 일단 어린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내가 신나게 놀면서 일할 수 있고 페이도 나름 짭짤하다. 기억나는 케릭터를 몇 개 적어보자면 일단 크리스마스때 하던 루돌프였다. 백화점에서 한 크리스마스 행사였는데, 여자산타도우미와 함께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인사하고 같이 사진 찍혀주는 행사였는데 페이는 10만원 정도 받았던걸로 기억한다. 일단 겨울에 하는 인형탈 알바는 정말 추천한다. 이 인형탈이란게 정말 따뜻하다 패딩? 집어치워라 이 배나온 루돌프 상의와 거대한 루돌프 머리탈은 모든 추위를 커버한다. 다만 인형탈의 단점이 있다면 앞은 그나마 보이지만 밑은 잘 안보인다. 처음쓰면 계단 내려가다가 굴러떨어져서 입원행 티켓을 발급 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그리고 절대 말을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인형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동심을 파괴는 금물!! 일단 인형을 쓴 순간 내 얼굴 노출이 되지 않기에 쓸대없는 자신감이 상승한다.

 

 돌아다니면서 무슨쇼를 해도 다 좋다. 오늘 하루 그대는 슈퍼스타니까 아이돌 춤을 춰도 괜찮고! 죽은척 앉아서 잠깐 인형인척 5분정도 자도 좋다. 나같은 경우에는 인포메이션으로 가서 이쁜 도우미들한테 사탕주고 번호도 따오고, 내 휴대폰을 꺼내서 셀카 찍고 돌아다니까 루돌프가 셀카찍고 다닌다고 좋아했다. 이런 꿀같은 일이 장점만 있을까? 역시나 모든일에는 단점이 존재한다. 항상 인형탈은 어딜가나 무서운 존재들이 있다. 그렇다 예감하고 있겠지만 바로 초딩이다. 이들은 폭군이다. 그들은 전투민족이다. 죽도록 달려들어서 정말 죽도록 때리다가 사라진다. 도망가도 끝까지 쫓아오는 무시무시한 녀석들이다. 주로 머리통과 배를 가격한다. 진짜 마음같아서는 그대로 머리잡아서 무릎으로 얼굴을 날려버리고 싶지만. 난 착한 루돌프이기에 맞으면서 엉엉 우는 제스쳐를 취해야만 했다... 그래도 3대 더 때리더라 진짜 이 일 끝나고 만나면 다리밑에다가 던져버릴 생각이었다.

 

 케릭터를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가장 피해야할 케릭터는 뽀로로 시리즈와 포켓몬스터 예전에 파주 엘지 공장 가족행사로 인형탈을 하러 갔는데 5명의 인원중 다 그냥 돼지 남자,여자 스머프 이런 비중없던 케릭터인데 하필 내가 피카츄가 걸렸다. 하 진짜 다섯 걸음을 옮기는게 이렇게 힘든건지 몰랐다. 사지에 온갖 애들이 다 매달린다. 빌어먹을 노란쥐가 이렇게 인기가 좋은줄은 몰랐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어떤 가족이 사진 찍자고 해서 쭈그려 앉아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어떤 망할 초딩이 달려와서 내 가랑이 사이에 고자킥을 날려서 그대로 5분동안 고꾸라져 있었다. 진짜 눈물이 핑 돌더라 너무 아파서 이 자식이 날 때리고 어디론가 도망가서 잡지도 못했다. 그렇게 쉬는시간이 왔는데 인형탈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한다. 공장 구석진 곳에 있는 벤치에 다들 모였는데 다들 머리탈을 벗자마자 깊은 한숨을 쉬면서 다들 담배를 피면서 한마디씩 나지막하게 말하더라 'XX...' 이해한다. 삶이란 그런거다.

 

 하지만 재미있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해보길 바란다. 맞더라도 이만큼 즐겁게 일할 수 있는일은 드물다. 아 그리고 또 다른 단점중에 하나가 이건 복불복인데 인형탈 세척상태다. 잘못걸리면 입냄새 가득 담겨있는 인형머리를 쓸 수도 있다. 건투를 빈다 친구들